符籍(부적)
符籍(부적)이란 무엇인가?
華谷
2016. 9. 18. 08:36
符籍(부적)이란 무엇인가?
부적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면 "惡鬼(악귀)나 잡신을 쫓기 위하여
붉은색으로 야릇한 글자나 모양을 그린종이.벽등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함.神符(신부).府作(부작)이라고 함" 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 오늘날 새해를 맞이하거나 입시철이나 이사등
신수가 불안하다 하면 저도 모르게 부적을 지니거나 집등에 붙이거나 한다.
대표적인 미신의 한 형태가 "부적"이라고 지칭하면서,
겉으로는 부적의 효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다가도
실제론 집집마다 부적을 찾아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부적은 꼭 붉은 글씨로 종이에 쓴 것만이 아니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적게는 개인의 마스코트에서부터 가장 소중히 여기는
물건이라든지 등에서 부적은 시작되고 크게는 회사의 마크,
종교집단의 깃발,등이 모든 것들이 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본다면 이세상 만물의 모든 것이 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부적은 샤머니즘의 "만물영혼설"에 입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좁게는 이름이 붙여진 것에서부터 부적은 시작된다.
그 이름은 계속적인 소리로서 반복이 된다면
그것은 "만트라" 즉 "주문"이 되는 것이다."주문"이
어떤 기호로써 표현된다면 이는 곧 "부적"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개체의 이름을 계속적으로 부르면
그것이 그만의 호칭이 되고 그 속에 어떤 "목적의식이
담기게 된다면 어떤 기운의 함축이 시작된다.
객관적인 물체도 마찬가지가 된다.
특정한 물체에 계속적인 인간의 염원을 투사한다면,
아니 생각만이라도 한다면 이미 그 물체는 무목적성의
존재가 아니라 氣의 존재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한가지 예를 들면 흔히 많이 접하는것 중의
하나가 "옴"이라는 주문과 문자로서의 부적이다.
"옴"은 지구 자체의 생명력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실은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라고 한다.
흔히 수련이나 특정 종교에서 "옴"은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일정한 수련의 경지에 이르면 들린다고 한다.
이 소리를 인간의 입으로써 표현하면
바로 이것이 "옴"이란 주문이 되고
기호로써 표현하니까 "부적"이 되는 거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적의 사전적인 의미보다 실제로 부적이란
이렇게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개념이 된다.
그러면 대체 이 부적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인 부적의 의미는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그 의미를 살펴보기로한다.
符籍(부적)의 符는 증거,도장,상서러움 등의 의미가 담겨져 있고
籍은 문서,장부,등의 의미로서 인간의 운명이 기록되어 있는 천계의 원이다..
따라서 부적이란 인간의 운명을 天理(천리)에 따라서
바꾸어 가려는 개운술법의 한가지이다.
또한 부적의 형상을 보면 이상한 문자나 곡선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우주상의 氣의 흐름을 도식화하여 형상화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든 만물은 氣의 흐름으로 존재가 성립되는데
기의 흐름이 멈추면 죽고 기의 흐름이 원활하면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 갈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운명도 또한 氣의 형태로서 길흉화복을 정해 나가는데
여기에 기의 흐름을 수정보완하여 개운하려는
인간노력의 한 형태가 부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부적을 신과 인간의 메체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도 한다.
부적의 역사
우리의 역사에서 제일 처음 등장하는 부적은 삼국유사에서 살펴볼 수 있다.
태초에 환인이 환웅에게 천부인을 주어 이세상에 내려 보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천부인에 대한 여러 학설이 분분하지만,
天符印(천인부)은 하늘의 位를 상징하는 세가지의 印(인)이다.
印(인)은 "찍어 박는다"는 의미의 도장이란 뜻인데,
이는 도장을 상징한다든지,아니면 외계인이 준 어떤 특별한 상징,
아니면 어떤 특별한 부적을 나타낸 상징도장이라는 등의 의견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론이야 어떠하던가에 따라 어떠한 상징을 나타내는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며,이로써 부적의 한 범주로써 넣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신라시대의 처용설화에서 등장하는 팥죽도 한 부적의 일종이며
이후 잡신을 물리치기 위해 처용의 얼굴을 그려 붙인 것은
이미 부적이 상당히 당시에도 파급이 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신라뿐만 아니고 고구려나 백제등지에서도 동시에 부적은 많이 사용되었으며
이후 고려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부적은 애용되었으며
심지어 허준도 부적의 효용성에 대해 상당히 인정한 부분이 많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조선말 동학교도들이 총칼이 피해간다는 弓乙符(궁을부)를 지니고
전쟁터에 나간 사실만 보아도 우리의 역사에서 얼마만큼의
부적의 비중이 차지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다.
부적의 종류
仙家類(선가류)
음양오행의 사상을 바탕으로 주로 산신 신앙등에서 비롯되는 부적이다.
道家類(도가류)
도교경전인 "옥추보경"을 근간으로 하는 부적이다.
佛家類(불가류)
부처를 옹호하는 세적금강이 말세 중생을 위해 베푼 부적과
관세음보살이 베푼 부적등이 있다.
주로 다라니를 문자로써 표현하여 사용한다.
* 다라니 = 주문보다 약간 긴 주문을 "다라니"라고 한다.
※용도의 분류
1. 기복부(祈福)
장수,부귀,집안의 평화,자손의 번창등을 염원하는 부적으로 가장 그 종류가 많다.
2. 호신부(護身)
3. 소원성취부
4. 벽삽부
사악한 잡귀들을 퇴치하기 위한 부적.일명 "귀신불침부"이다.
부적의 재료
부적의 재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면주사"이다.
그 외에 "영사"등도 있다.
경면주사는 일명 단사,진사라고 하며 수은과 유황의 화합물로서
"황화제2수은"이다.
옛 道家에서는 장생불사하는 환약의 재료로서 경면주사를 많이
이용했기도 했으며 동시에 수은 중독이라는 무서운 결과까지 낳기도 했다.
영사는 황화 제2수은을 화학적으로 변화시킨
즉 인위적인 화합물로서 경면의 대용품으로 쓰인다.
수은은 한의학에서 음기가 극도로 응축된 물질이며
유황은 양기가 극도로 응축된 물질로서 극양,극음의 두 물질이 합하여
신비로운 음양 변화를 낳게 하는 물질이라고 보고 있다.
경면주사가 나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몇되지 않고
그중에서 중국의 것을 최고로 친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주등지에서 약간씩은 난다고 한다.
경면은 또한 한약의 재료로서도 이용되기도 하는데
사람이 먹을 시에는 水飛(수비)하여 먹어야 한다.
단 품질이 양호한 경면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水飛(수비)한다함은 경면주사를 곱게 갈아서
물에 타는 것을 말하며 먹는 법은 물위에 뜨는 것만을 복용한다.
수비된 경면을 모유나 우유,죽등에 타서 먹으면 뼈가 튼튼해지고
심장이 강해져 무서움이 없어지고 정력도 왕성해져서 회춘한다고 하며
특히 어린이의 경기,간질병,우울증등 신경성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本草經(본초경)"에 의하면 경면주사는 "맛은 달고 약성은 약간 차고
독이 없으며 심경에 돌아가 정신을 안정시키고 진정하여
補氣(보기),治糖尿(치당뇨)등을 치료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부적의 재료 중 다음으로 부적을 쓰는 종이인데 종이는 "귀황지"를 쓴다.
귀황지는 전통 재래 한지로서 삼을 삶은 물에 한지를 담구어낸 것인데
일식을 전후한 때에 삶아 그 물을 7번 들여야 원칙이라고 전해진다.
그리고 부적을 쓰는 재료인 붓은 子년,子월,子일,子시에 잡은 쥐로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12년마다 있는 시기이므로 대단한 각오가 아니면
원칙대로 부적을 제작하기가 불가능하므로
오늘날에는 간편한 약식으로 대용하기도 한다.
부적의 제작
부적의 정확한 제작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기에 오늘날에는 간편하게 약식으로 하기도 한다.
부적을 쓰는 날은 "甲子"日,"庚申"日,"단오"日,"천선"日등이다.
원래의 전통적인 부적제작은 목욕재계하고 벼락맞은 대추나무가지를 잘라
옛 선인의 무덤의 봉분에 묻었다 꺼내어서 제사를 올리고
주문을 외우고 나서 쓴다고 되어 있다.
그러기에 정확한 부적의 제작은 매우 크나큰 정성을 요구한다.
"불경요집"에는 "부적을 제작할 때는 반드시 甲子時에 의관을 정대하고
정좌한 뒤 써야 하며 그 전부터 일체의 잡인과의 교류를 끊고
남녀합방을 금한다"라고 하였다.